12일 부산외국어대가 부산의 한 영화관에서 개최한 입시설명회장을 찾은 부산 내성고 3학년 330명은 이 대학 홍보영상을 본 뒤 영화 ‘용의자X’를 무료로 관람했다.
며칠 뒤 동명대를 방문한 이들은 대학 측이 마련한 레크리에이션을 함께 즐겼다. 설동근 동명대 총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노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기도 했다.
이들 대학이 여는 입시설명회의 키워드는 ‘볼거리 제공’. 학교에 대한 설명은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것.
대학의 특징과 입시전형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밋밋한 방식으로는 수험생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학들의 절박한 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경남대는 경남지역 고교생 1만여 명을 초청한 입시설명회에서 댄스공연과 레이저 퍼포먼스, 에어로빅 쇼 등을 선보였다. 이 대학 음악교육과 강사가 무대에 올라 댄스공연을 선보여 수험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입시설명회는 단연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설명회다. 설명회 전날 3학년 전교생이 투표를 해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를 미리 정한 뒤 이를 대학 측에 전달하는 것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 일부 대학은 수험생들에게 현장에서 팝콘도 제공한다.
동신대 교수들도 지역 고교를 돌며 수험생을 위한 맞춤형 특강을 진행한다. △‘동안’ 피부 관리법 △청소년 성공 로드맵 △수험생 눈 관리법 등 대학생활에서 도움이 될 정보를 전공 교수가 직접 강의하는 게 특징.
교수들을 출신 고교에 보내 선후배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는 제주대의 입시설명회 전략도 눈에 띈다.
수험생 유치 작전에 대학신문사가 나선 곳도 있다. 전북대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정상석 씨(22·경영학과 3학년)는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주목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전북대의 자랑거리를 소개한 호외판 ‘수험생을 위한 대학신문’ 10만 부를 발행해 12일 전북지역 고교와 가정에 배포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이 같은 신입생 유치 작전은 지역 대학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구성된 입시설명회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