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과 어음을 맞바꾼 꼴이다. LG는 FA로 정현욱을 영입했지만, 좌완 유망주 이승우(사진)를 삼성에게 내줬다. 이승우는 또래 중에 고만고만한 투수들이 많아 LG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포츠동아DB
삼성, 이승우 공들인 LG에 맞비수
젊은 나이·군필·좌완 선발 ‘최상의 카드’
올해 첫 등판…기복 심해도 가능성 보여
LG “또래 투수 다수 보유…방법 없었다”
○미래를 선택한 삼성
삼성은 정현욱의 보상선수를 선택함에 있어 ‘장래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투타의 전력이 9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삼성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에 주목했다. 이승우는 삼성이 찍을 수 있는 최상의 카드 중 하나였다. 24세에 불과하지만, 군필자에다 보기 드문 왼손 선발 자원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보상선수 지명을 검토하면서 유망주들 위주로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투수 역할을 맡아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시즌 개막 직후였던 4월 8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서 4.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21경기에서 2승9패, 방어율 5.90. 기복이 심했고, 체력적 문제를 드러내긴 했지만 간간이 좋은 내용의 투구를 선보였다. 올해 LG의 젊은 투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기회를 잡았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 등 LG 코칭스태프가 공을 들인 선수였다.
○유망주 출혈을 감수해야 했던 LG
LG 김기태 감독은 26일 “(이)승우와 비슷한 또래의 투수 자원이 많다. 그 때문에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하면서 코치들과 여러 차례 상의했다”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승우에도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LG는 1년간 공들였던 왼손 선발 유망주를 삼성에 빼앗겼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