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말께 협상 권고안GDP 합치면 전세계의 47%
미국과 EU 대표들이 FTA 협상에서 다룰 주요 내용을 논의해 왔던 FTA 고위 워킹그룹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협상 권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양측 정부 및 기업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카럴 더휘흐트 EU통상집행위원은 최근 “양 경제권의 FTA 협상 논의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한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22일 에드 패스트 캐나다 통상장관을 만나 캐나다와 FTA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언급하며 “이것이 미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안드레아 미드도 “양 경제권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FTA 방안을 고위 워킹그룹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오바마가 FTA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내년 초 유럽을 순방하는 오바마가 ‘FTA 선물 꾸러미’를 들고 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미-EU FTA가 양 경제권에 미칠 영향은 상당하다. 현재 평균 관세율이 3%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최소한의 관세 인하로도 양 경제권이 누릴 이득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GE 글로벌 대관 담당 사장이자 전 무역부대표를 지냈던 카란 바티아는 “기본적으로 양 지역의 교역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FTA로 교역이 조금만 늘더라도 사상 최대이자 가장 중요한 FTA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32조7000억 달러로 전 세계 GDP(70조 달러)의 약 46.7%를 차지한다. 양 경제권의 교역규모도 지난해 6370억 달러(약 691조 원)로 미국과 중국의 5030억 달러(약 548조 원)를 넘어선다. 올해 9월 말 현재까지 교역규모 역시 4850억 달러로 미-중의 3900억 달러를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EU FTA 체결로 양 경제권의 GDP가 각각 1.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