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시 안정지원 두드러질듯
○ 상위권, 너무 심한 하향 지원은 피해야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소신지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올해 수능이 지난해보다 변별력이 커져 중위권과 확실히 구분된 데다 동점자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정시모집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수능 고득점자 가운데 상당수가 수시모집에 합격해 빠져나간다”면서 “수능 체제 변화를 겁내 하향 지원하는 움직임 속에서 ‘소신지원’하는 수험생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주요 대학에 지원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정시 가군 지원에서 승부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정시 가군은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해 성균관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들이 모두 몰려 있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 대부분이 정시 가군에서 고려대와 연세대를 지원하므로 상위권 학생들은 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정시 가군에서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모집 단위별 지원자의 수능 성적이 비슷하므로 앞으로 남은 논술과 면접·구술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12월 18일 수시모집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 뒤에 정시로 넘어오는 입학정원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역별 안배도 중요하다. 올해 난도가 떨어진 언어의 경우 성적이 뛰어나다면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수리영역 성적의 영향력이 크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리영역 반영 비율, 수리 가형 가산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탐구영역 성적을 고려한 전략 수립도 중요하다. 선택과목은 난도 차이 때문에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가 사회탐구는 최대 8점, 과학탐구는 최대 12점까지 차이난다는 점을 계산해야 한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은 이를 보정한 변환점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탐구영역 점수에 따른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비슷한 점수대의 학생이 가장 많이 몰린 만큼 중상위권은 학교별 전형방법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하향지원 움직임을 고려해 중상위권과 그 이하의 학생들은 1곳을 안정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문계 중상위권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성적대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산점, 표준점수·백분위 반영 여부는 물론 모집단위별 경쟁률까지 알아야 한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중상위권 수험생은 가군 또는 나군에서 상위권 대학의 비인기학과나 지방 국공립대 상위권 학과에 상향 지원을 하고 나머지 두 개 군에서 안전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합격자 이동이 많은 정시 다군에 소신 지원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시험의 난이도 차이에 따른 입시전략 변화 폭이 크지 않다. 따라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비율과 방법, 유리한 수능 점수 조합을 확인하며 차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학생부가 불리하면 수능 100% 전형에 지원하는 식이다. 중위권 대학은 여자대학을 중심으로 수능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를 많이 활용한다. 이 때문에 어느 쪽이 유리한지 알아보고 지원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이 합격 위주의 하향 지원을 하면 하위권 대학도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올라가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