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文캠프가 말하는 상대 약점 3가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7일 운명의 ‘22일 대전(大戰)’에 돌입했다. 두 후보 측은 유세 첫날부터 상대방의 약점을 직접 공격하며 난타전 양상을 보였다. 두 캠프가 생각하는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짚어 봤다.
○ 朴 “내려놓는 세력과 권력집착 세력의 대결”
박 후보 측은 문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면서 지역구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은 부분이 두고두고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박 후보가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는 물론 패배하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과 달리 문 후보는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놓지 않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 부산 지역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사나이 정서가 강한 부산에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 문 후보에 대해 ‘비겁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에는 친노 세력과 호남 기반 세력이 혼재돼 있어 (대선에서 지더라도) 친노 세력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문 후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대선에서 떨어지더라도 안철수 전 후보에게 당권을 내줄 순 없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란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
새누리당이 안 전 후보가 사퇴 직전 측근에게 말했다는 “내가 아는 문재인이 아니었다” “저쪽(문 후보)이 더티하다”라는 이야기를 반복하며 공격하는 것도 깔끔하지 못했던 단일화 과정의 틈을 벌리려는 전략이다.
문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연대설도 공격 소재다. 안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통진당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 매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의 종북, 부정 경선 이미지를 문 후보와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 文 “미래 대 과거의 대결”
이 같은 측면에서 박 후보의 역사관과 주변 인물들은 민주당의 주요 공격 지점으로 지목된다. 박 후보를 ‘과거’로 규정하면서 기득권과 특권층 이미지까지 덧씌워 ‘서민 문재인’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젊은층과 서민·중산층의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허영일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 후보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이인제 의원이 이끄는 새누리당은 ‘준비된 미래세력’이 아니라 ‘돌아온 수구세력’”이라고 폄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를 개혁해야 하는 ‘구 정치’로 몰아 ‘새 정치’를 원하는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박 후보가 이명박 정권의 공동 책임자라는 점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밑바닥 정서에 이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실정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길진균·동정민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