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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2 대선 D-21]朴, 대전서 약속 강조… 文, 부산서 향수 자극

입력 | 2012-11-28 03:00:00

■ 첫 유세지 선정의 정치학




‘첫인상이 승부를 가른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의 유세 일정을 짜는 데 공을 들인 이유다. ‘후보가 어느 곳을 가장 먼저 찾아 어떤 메시지를 던졌느냐’는 것은 표심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 후보는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첫 유세를 대전역 광장에서 시작했다. 당초 ‘약속’의 의미가 강한 세종시를 첫 유세지로 검토했으나 방송·통신시설이 완비되지 않은 세종시에선 다원 네트워크 방송 연결이 불가능해 대전역으로 급히 변경했다.

이에 앞서 첫 유세지를 놓고 박 후보는 ‘대통합’의 호남이냐, ‘약속’의 충청(세종)이냐, ‘격전지’인 수도권이냐를 고민하다가 ‘약속’을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원래 공약과 달리 현 정부에서 ‘용도 변경’ 위기를 맞았던 세종시를 박 후보가 지켜낸 상징성을 중시했다는 것. 새누리당은 충청권에서 과반을 득표해야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

문 후보는 이날 첫 유세지로 부산을 택했다.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부산 사상)가 있는 부산·경남(PK)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29%를 득표해 승리의 기틀을 마련한 곳이다. 민주당은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김정길 후보의 득표율(44%)을 뛰어넘는 45% 이상을 PK 지역에서 얻는 게 목표다. 문 후보가 PK를 첫날 방문한 것은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쥔 PK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지역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에서다.

2002년 대선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유세 첫날 공통적으로 PK를 찾았다. 노 후보는 부산에서 첫 유세를 갖고 “부산에서 밀어주면 새로운 역사가 열린다”며 지역주의 극복을 호소했다. 이어 기차를 타고 대구∼대전∼수원∼서울로 이어지는 ‘경부선 유세’를 펼쳤다. 당시 이 후보는 서울 종로구에서 유세를 한 뒤 울산과 부산을 방문해 ‘노풍(盧風)’ 잠재우기에 주력했다.

2007년 대선의 경우 후보들의 첫 일정이 각양각색이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잇는 ‘한반도 종단 유세’로 세를 과시했다. 넓은 지역에서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와이드 앤드 스피드(Wide & Speed)’ 전략으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널리 알렸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유세 출정식을 가졌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경력을 부각하면서 평화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문 후보의 첫 공식 유세지는 두 캠프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삼은 곳”이라며 “향후 유세에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더 잘 보여주는 쪽이 표심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희·최우열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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