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통산 2000안타를 친 장성호(35)와 왼손 신인 투수 송창현(23). 이름값으로 보면 단연 장성호가 앞선다. 그러나 김응용 한화 감독은 미련 없이 장성호를 롯데로 보내고 송창현을 받았다.
한화는 안 그래도 선수 층이 얇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데다 박찬호의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하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군침을 흘렸던 외야수 김주찬과 투수 정현욱은 각각 KIA와 LG에 빼앗겼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검증된 선수를 젊은 유망주 투수와 바꾼 것이다.
이는 김 감독 특유의 선수 기용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과거에 해태를 9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을 때부터 김 감독은 신인급 선수를 선호했다. 그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능 있는 신인급 선수는 팀에 큰 활력소가 된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기존 선수들에게는 언제든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긴장감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장성호는 “감독님께 서운한 건 없다. 새 팀에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최강의 팀을 만들기 위해 이름값이나 인정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던 김 감독의 팀 개조는 이제 시작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