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만 친환경?… 풀-본드도 친환경 써야 안심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미국 친환경 페인트 브랜드 ‘벤자민 무어’ 매장에서 장윤정 기자(왼쪽)가 영업팀 김현수 주임과 함께 페인트 색상과 롤러 등의 장단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많이들 쓴다는 친환경 벽지 중 하나인 ‘에덴바이오’를 살펴봤더니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고 편백나무 등 각종 자연재료를 사용한 ‘천연벽지’라며 성분에 대한 자신감도 대단하더라고요. 하지만 자신감만큼이나 ‘가격’도 비싸다는 점이 걸렸습니다. 전용면적 59m² 기준 자재비만 117만 원에, 시공비까지 더하면 210만 원 정도 잡아야 하더라고요. 비용이 실크벽지의 2배 정도 드는 셈이지요.
만족도는 높더군요. 한 아기 엄마는 “비싸더라도 아기 아토피 때문에 걱정이 돼 친환경 벽지를 선택했는데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었어요. 한 인테리어업체 관계자는 “친환경 벽지만 쓰면 뭘 하느냐”며 “친환경 풀, 본드까지 갖춰 꼼꼼하게 작업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비싼 만큼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더라고요.
일단 수입 페인트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 같아요. 색상이 4000개가 넘더군요. 민트라도 약간 회색빛을 띠는 민트, 푸른빛을 띠는 민트처럼 색상이 다양하게 나뉘어 있었어요.
‘과연 내가 칠해도 예쁘게 완성될까?’ 손재주가 없는 저로서는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요. 어렸을 때 보던 흘러내리는 질감의 페인트가 아니라서 롤러 같은 도구만 잘 갖추면 일반인도 충분히 직접 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벤자민 무어 제품은 칠하고 나서 30분이면 마른다고 하네요. 과연 벽지 위에 칠해도 괜찮을까도 궁금했는데요. 대부분의 소비자가 벽지 위에 칠하기 때문에 아예 매장에 벽지 위에 페인트를 칠한 샘플을 갖다놓아 살펴볼 수 있게 했더라고요. 매끈한 콘크리트에 바로 칠하는 것만큼은 못하겠지만 벽지 위에 바른 느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견적이 궁금하시죠? 벤자민 무어는 요즘 ‘핫’하다는 연한 파스텔 톤 색깔로 전용면적 59m²에 최고급 친환경 베이스 페인트를 선택한다면 거실만 대략 4L 1통, 1L 1.2통 정도가 들어가 15만 원가량 든답니다. 집 전체를 생각하면 50만 원 선이라네요. 직접 시공한다면 합지 정도와 비슷한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죠. 다만 색깔이 연할수록 가격이 싸고 색을 통일하면 여러 번 색을 조색할 필요가 없으니 가격이 좀 저렴해집니다.
국산 친환경 페인트와는 차이가 확실히 납니다. 벤자민 무어 친환경 최고급 페인트 1L가 기본 3만2000원 선. 국산 친환경페인트는 제품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수입 제품이 1.5배에서 2배 정도 비싼 것 같네요. 가격은 국산이, 색상 선택의 폭이나 시공 편의성은 아직 수입 제품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 다음회는 ‘바닥재 종류와 특징’ ▼
‘강화마루와 강마루가 도대체 뭐가 다른 거지? 데코타일은 또 뭐야.’ 종류가 다양한 만큼 선택이 어려운 바닥재. 다음 회에는 다양한 바닥재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