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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귀농·귀촌 시대] 꼼꼼한 준비가 실패확률 줄인다

입력 | 2012-11-29 03:00:00

사전교육이 성공 비결




귀농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서정덕 씨(왼쪽 사진)와 정만규 씨. 이들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귀농 성공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도시를 떠나 생소한 농촌생활에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기회’ 정도로 여기고 귀농을 했다간 실패확률이 높아진다. 귀농 전에 충분한 교육을 받는 등 준비를 갖춰야 농촌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경북 상주시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서정덕 씨(48)는 대기업에서 화학분야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0년 건강이 악화돼 귀농을 결심했다. 서 씨는 “처음에는 농촌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만한 돈을 벌 자신이 없었다”면서 “한 대학이 개설한 농업창업교육과정을 수강하면서 오이를 재배하면 몸은 힘들어도 필요한 만큼의 소득을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귀농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서 씨는 오이 재배로 유명한 상주시를 찾아갔다. 상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추천으로 ‘인턴 농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5개월간 월 120만 원을 받고 현지 농장에서 일하며 오이농사 노하우를 익혔다. 현지 농민들과 어울리며 농촌의 일상생활을 경험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서 씨의 연수익은 6000만 원 수준. 귀농 전 회사에서 받던 연봉(7000만 원)보다 적지만 씀씀이가 줄어 생활에 어려움은 없다. 지금은 경북대 대학원을 다니며 ‘고기능성 칼슘오이’ 등 품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서 씨는 “농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려면 농업에 대한 확실한 직업의식과 가치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만규 씨(51)의 귀농 역시 철저한 분석과 계산 후 이뤄진 일종의 ‘창업’이었다. 정 씨는 중견기업 임원을 그만두고 귀농을 준비하며 오미자에 주목했다. 그는 “오미자는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고 꾸준한 소득도 기대할 수 있다”며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먼저 정하는 게 귀농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귀농 장소는 ‘오미자 특구’인 경북 문경시로 정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인터넷 위성지도를 통해 농지 후보군을 추렸다. 정 씨는 “해발 300m 이상, 물이 잘 빠지는 밭이 오미자를 키우기에 좋다”면서 “발품을 팔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사생활에서 익힌 회계 지식을 활용해 사전에 씨 뿌리는 방식과 수확 방식 등을 달리했을 때 어느 쪽이 이득이 되는지 사전에 꼼꼼히 분석했다. 정 씨는 “세상에 무작정 되는 일은 없다”면서 “귀농 준비단계에서 수익성 분석은 물론이고 5년 후 목표치를 정해 놨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