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상경대학장
부존자원이 거의 없고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 경제에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무역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수출을 통해 성장했으며 수출 주도 성장전략으로 1960년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에서 현재 2만 달러로 도약했다. 그러나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넘어 앞으로 2조 달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먼저 국민에게 무역의 중요성을 환기해야 한다. 최근 수출이 내수경기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수출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종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수출보다 내수에 치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내년에 출범할 새 정부는 수출보다 내수 위주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무역지원 정책을 개선해 세계적 보호무역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유로존 위기로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선진국들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 보호무역 추세 속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무역시장을 확대해야 하며 무역분쟁 전문가를 양성해 늘어날 무역분쟁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또 신기술 지원과 신시장 정보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여서 수출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무역금융 지원 체제도 FTA 시대에 적합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무역금융의 지원 규모를 늘리고 금리와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원 체제를 간소화해서 많은 중소 수출업체가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무역금융이 불공정무역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지 무역금융 지원 체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환율이 과도하게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수출이 내수로 연결되지 않자 물가를 낮추고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환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은 수출을 내수로 연결시키는 정책이다.
환율을 내려 내수를 부양하는 정책은 실패할 수 있다. 환율을 낮출 경우 수출이 줄면서 일본과 같이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게 되어 결국 내수 또한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주요 선진국은 수출을 늘려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환율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만 환율을 낮출 경우 경쟁국에 비해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감소하고 경상수지 악화로 외환이 유출되면서 외환위기를 겪을 것이 염려된다.
김정식 연세대 상경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