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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

입력 | 2012-11-30 03:00:00

제주도 2014년 목표로




기계장비 없이 바닷속에서 숨을 참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 전 세계적으로 제주와 일본 일부에만 있을 정도로 희귀하다. 초인적인 잠수어업을 비롯해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 생사를 넘나드는 생활에서 생겨난 무속신앙, 노동과 함께 만들어진 노래, 공동체생활에서 이뤄진 조직 등의 제주 해녀문화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시대에는 전복 등 진상품 채취의 주역이었고 중국 칭다오(靑島),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등지로 나가는 출가어업으로 지역경제를 지탱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해녀항일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제주도는 해녀문화를 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2014년 등재를 목표로 신청서 작성을 준비하는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를 상대로 해녀문화의 등재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해녀문화는 한국무형유산 국가목록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초 11개 ‘인류무형문화유산 우선 등재추진 목록’에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내년 초 우선 등재추진 목록에서 1개 종목을 선정할 예정이다. 유네스코가 한 국가에서 1개의 종목을 등재 신청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해녀문화는 아리랑, 김치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다른 종목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최근 상설공연이 가능한 해녀문화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내년 초에는 해녀 공동체 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으로 해녀생태박물관 조성사업을 벌인다. 해마다 열리는 해녀축제의 세계화 계획을 마련하고 제주 해녀 연구 및 가치 재조명을 추진한다.

올 9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독특한 해양지킴이, 제주 해녀의 지속가능성’을 의제로 채택하는 등 제주 해녀의 특수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한때 3만여 명에 이르렀던 제주 해녀는 현재 4800여 명으로 줄었다. 70세 이상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하면서 30대 2명, 40대 123명에 불과해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선정이 시급한 이유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