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예고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위반한 심각한 도발이다. 안보리는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종류의 로켓 발사도 금지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핵무기 운반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곧 1주년을 맞는 김정은 체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도는 벌써 2번째다. 김정은은 올해 4월 13일 조부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이번에는 부친 김정일의 사망 1주기인 17일을 전후한 시기를 선택했다. 미사일 발사를 시대착오적인 3대 세습의 축포(祝砲)로 쓰려는 모양이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 무려 8억5000만 달러를 들였다. 북한 주민 1900만 명의 1년 치 식량인 옥수수 250만 t을 살 수 있는 거금이다. 북한의 한 해 식량 부족분은 40만 t 정도. 미사일 발사비용을 식량 구입에 사용하면 6년간 주민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 발사장 건설비용을 제외해도 로켓과 위성 개발비 4억5000만 달러가 허공으로 날아간다. 김정은이 “주민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던 올 4월 15일 다짐과도 배치된다.
북한은 시진핑 중국 총서기의 특사가 방북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인 1일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북한이 끝내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도 북한을 공개적으로 두둔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혹시나 하는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경험 때문에 변화를 기대했던 주변국들의 눈에 김정은은 국제사회에 도전하는 무모한 지도자로 비칠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계획 철회를 거부하면 국제적 고립은 심화하고 주민의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