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팀과 붙어 1승1패… “해볼 만하다” 자신감 넘쳐
서울 신정초교 축구부 선수들이 지난달 29일 독일 함부르크의 임테흐 아레나에서 함부르크SV 유소념팀과 친선경기를 한 뒤 경기장 내에 위치한 만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우의를 다졌다. 경기는 1-2로 졌지만 신정초교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유소년축구연맹 제공
○ 23명이 함께한 이별전
서울 신정초교가 올해 마지막 대회를 끝으로 지난달 26일부터 9일간의 해외 연수길에 올랐다. 축구단 선수 22명 중 대부분은 이미 진학이 예정된 중등 축구팀에서 훈련하고 있어 사실상 ‘이별 여행’인 셈이다. 신정초교는 연수 기간에 독일 함부르크SV와 FC 장크트파울리 유소년팀과 리그 경기를 치렀다.
지난달 대교눈높이컵 전국초등축구리그 ‘왕중왕’에 오른 것까지 올해 우승컵만 6개. 23명이 함께 만든 추억이다. 함 감독은 “아이들이 떠나면 남겨진 내가 후유증이 더 심하다”며 “반년이 지나야 정신을 차릴 정도”라고 말했다. 연수 기간에 제자 세 명과 한방을 쓴 함 감독은 수시로 방을 옮겨 다녔다.
○ “손흥민 형처럼 될래요”
신정초교는 11월 30일 함부르크에서 손흥민(20)과 만났다. 허벅지 부상으로 27일 샬케04전에 결장해 경기에선 볼 수 없었지만 재활훈련을 끝낸 손흥민은 함부르크SV 1군 훈련장에 나왔다. TV 중계방송을 통해서만 보던 손흥민이 눈앞에서 훈련 중 골을 넣자 탄성이 절로 났다.
꿈나무들은 부러움 반 걱정 반이었다. 짧은 시간 유니폼에 사인을 받으며 “형처럼 되려면 어떻게 훈련해야 되냐”고 물었다. 143cm로 22명 중 가장 작은 박태성(12)은 “중학교 때 키가 몇이었냐”며 키 크는 법을 묻기도 했다. 신정초교 맨땅에서 훈련을 하고 유소년 최강팀을 이룬 소년들의 꿈은 손흥민을 만나 한 뼘 더 자랐다.
함부르크=박민우 채널A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