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조명 60% LED로 바꾸면, 원전 3곳 새로 짓는 효과”
대낮처럼 밝은 지하주차장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 창동 삼성래미안아파트 지하주차장.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바꿔 달면서 어두웠던 공간이 한층 밝고 화사해졌다. 한국LED보급협회 제공
“형광등을 켤 때보다 훨씬 밝습니다. 전기요금도 40% 이상 줄어든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인 셈이지요.”
지난달 30일 서울 도봉구 창동 삼성래미안아파트 지하주차장. 이 아파트의 나진석 관리사무소장은 LED 등으로 바뀐 천장을 가리키며 “어둡고 칙칙했던 주차장이 한층 화사해졌다”며 밝게 웃었다.
○ 더 밝고 전기도 덜 먹는 LED 조명
LED 조명을 쓰면 전기요금이 40∼50% 줄어든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개당 10만 원이 넘는 가격이 문제였다. LED 조명은 공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개당 가격이 7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설치비, 인건비를 합치면 교체하는 데 많게는 5000만 원 가까이 든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시와 한국LED보급협회가 협약을 맺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조명을 싼값에 LED로 교체해준다는 것이었다. 구매와 설치에 드는 비용은 향후 3∼5년간 매달 줄어드는 전기요금으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협회는 LED 조명 한 개 가격을 5만 원대로 낮춰 공급해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향후 5년 동안 조명이 고장 나면 무상으로 애프터서비스도 해준다.
관리사무소는 8월 아파트주민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주차장 조명 교체작업을 추진했고 지난달 27일 LED 등 설치를 마무리했다. 522개의 등을 바꾸는 데에는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나 소장은 “처음에는 초기 비용이 적지 않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주민들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등을 2개 중 하나만 켜도 충분히 밝아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2060계획’ 앞당겨 연400만 kW 절약
LED 조명은 수명이 약 5만 시간으로, 하루 24시간 사용하면 5년 7개월을 쓸 수 있다. 수명이 약 1만2000시간인 형광등보다 4배 이상으로 길다. 등을 항상 켜놓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비용을 회수한 뒤에도 5년간 3802만 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LED 조명의 전력소모량은 형광등의 50%, 백열전구의 10% 수준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LED 보급률은 공공부문 7%, 민간부문 1%에 그치고 있다. 값이 비싸다는 점이 발목을 잡아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광 효율을 높인 조명이 잇따라 출시되고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도 지난해 6월 ‘2020년까지 전체 조명의 60%를 LED로 바꾸겠다’는 내용을 담은 ‘2060계획’을 발표했다. 협회는 2060계획을 앞당겨 실행한다면 연간 400만∼500만 kW의 전기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00만 kW는 예비전력 정상범위 하한선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