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6자회담 대표 '3자 비공식 약식회동'임성남 "北 제재보다 발사 중단시키는데 방점"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이 대책 협의에 분주하다.
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로켓 발사 대책을 협의했다.
임 본부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고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로켓 발사 후 금융제재 방안 등에 대해서는 "(제재 방안의) 각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발사 중단을 위한 노력과 관련해 "한·미 양국 간 외교적 노력도 강화돼야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도 이런 노력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데이비스 대표의 양자 회동에 이어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도 만나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의 '약식 협의'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임 본부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도착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게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북한의 발사 강행을 막을) 구체적인 방법론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 한·미간 외교적 노력을 극대화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등을 얘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방문 목적이 북한에 대한 제재보다 우선 로켓을 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는데 방점이 찍혀져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현재로는 북한이 중단하는 게 최선의 상황이고 일단 그쪽에 무게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발사를 강행했을 때 제재 방안과 관련해서는) 아직 거기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은 이날 데이비스 대표와 오찬을 겸해 면담한 뒤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도 만나 북한 로켓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스기야마 국장은 임 본부장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10분쯤 뒤 같은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의 북·일 회담이 연기되자 워싱턴을 급거 방문해 한국과 미국 측 인사들을 연쇄 회동했다.
이에 대해 임 본부장은 "한·미 협의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고 일본 측은 북·일 베이징 협의가 취소돼 갑자기 미국으로 온 것"이라며 "3국의 6자 회담 대표가 우연히 동시에 워싱턴에 있게 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기야마 국장은 6일에는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6자 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우다웨이 특별대표를 만났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