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5개 의료원 처리 충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가 4일 강원도청 앞에서 도의회의 의료원 매각 요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원 지원 예산 승인 등을 촉구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박상수 도의회 의장은 “명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도의회가 주체가 돼 도내 의료원에 대한 진단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라며 “강원도가 이에 협조하지 않으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내년도 도 예산안 심의를 전면 거부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가 보건복지여성국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거부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하지만 이런 방침에 대해 일부 사회단체 및 정당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 “의료원 중병…대수술 시급”
A 의료원 안과는 지난해 수술 실적이 전무했고 B 의료원은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수술 실적이 21건에 불과했다. 또 퇴직한 C 의료원 정형외과 의사는 지난해 2억1058만 원에서 올해 4억500만 원으로 연봉이 크게 올랐지만 올해 8월까지 진료 실적은 외래 4963명(하루 평균 29.2명), 입원 278명(하루 평균 1명)으로 저조했다.
강원도의회는 의료원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대책을 도에 요구했지만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도의회는 의료 환경이 급변해 이제는 의료원이 공공의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돈만 먹는 애물단지가 됐다는 주장이다.
남경문 도의회 사회문화위원장은 “의료원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돼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지만 강원도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며 “공공의료 역할을 하려면 도시 지역의 의료원을 군 지역으로 이전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매각하고 싶어도 사겠다는 곳이 없어 팔 수 없는 형편”이라며 “경영 합리화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 “공공의료 포기…돈벌이로 내몰기냐”
앞서 지난달 29일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성명을 통해 “취약 계층 의료서비스 지원 확대와 공공보건 의료 정책 확대를 고민해야 할 의회가 매각과 폐쇄를 주장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잘못된 권고는 공공의료 서비스 축소로 이어지고 주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