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이거나 간단히 용건을 전할 때 혹은 말로 하기 쑥스럽고 어색한 감정을 표현할 때 흔히 휴대전화의 단문메시지 서비스(SMS)를 쓴다. 세계인이 음성통화 대신 즐겨 사용하는 SMS는 1992년 12월 3일 탄생했다. 영국의 컴퓨터 엔지니어 닐 팹워스가 PC를 이용해 지인의 휴대전화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문자를 전송한 것이 시초였다. 2년 뒤 핀란드의 휴대전화회사 노키아가 상용화했고 이후 이동통신사의 주요 수입원으로 떠올랐다. 문자메시지는 이미지 영상 음악을 곁들인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MMS)로 진화했다.
▷카페에 가면 옹기종기 모인 젊은 남녀들이 아무 말도 없이 손가락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문자메시지는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풍경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크고 작은 소식과 연락도 문자메시지가 대신한다. 연인사이의 만남과 이별도 문자로 이뤄지는 시대다. 세계적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전남편 케빈 페더라인과 헤어지면서 문자메시지로 이혼을 통보해 입방아에 올랐다. 손가락이 부어오르는 ‘문자메시지 통증’이란 신종 질환도 등장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