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의 31만5000원… 수십억만큼 값진 큰 나눔
경기 수원시 고색중 특수학급 장애학생들이 직업훈련시간에 뽀로로모자를 쓰고 자신들이 만든 천연비누 등 공예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원 김현규 군, 김주영 양, 천영호 윤현수 군. 뒷줄은 특수학급 김은희 교사(여)와 방주영 교사. 수원=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1월 29일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린 경기사회복지모금공동회(사랑의 열매) 주최 ‘희망 2013 나눔캠페인 출범식’에서는 뜻깊은 작은 기부가 이어졌다.
경기 수원 고색중 특수학급에 다니는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 6명이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그동안 모은 돈을 기부한 것. 정유경 양(14·1년), 윤현수(14·1년) 김현규 군(14·1년), 김주영 양(15·2년), 김성원(16·3년) 천영호 군(16·3년) 등은 그동안 비즈공예와 비누공예로 만든 물건을 판 31만5000원을 이날 기탁했다. 서로 손을 꼭 잡고 무대에 오른 학생들에게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들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김은희 교사(45·여)는 2010년부터 학생들에게 봉사의 기쁨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다. 봉사나 기부는 꼭 많이 가진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김 교사는 학생들과 “금액이 적더라도 직접 번 돈으로 기부하자”고 뜻을 모았고, 이후 공예품 수익금을 지역 장애인단체나 사랑의 열매 등에 기탁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기부를 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평소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렸지만 이번에는 어렵게 용기를 냈다”며 “기부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런 행사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기뻐하고 격려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학기 때 만든 작품을 모아 21일 열리는 학교 동아리발표회에서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