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반쪽도 똑같은 사과가 될 수 있다. 기존에 자신이 가진 편견을 파괴하지 않고선 변화도,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서한시대 정치가였던 가의는 황제의 측근에서 황제의 눈을 어지럽히는 무리를 늘 주시하고 있었다. 가의는 그들의 죄상을 어떻게든 황제에게 알리고 싶었으나 그것 또한 황제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그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비유를 생각해내고 황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하, 쥐 한 마리가 한밤중에 부엌에서 음식을 훔쳐 먹다 주인에게 들키자 항아리로 숨어 버렸습니다. 주인은 쥐를 때려잡고 싶었지만 항아리가 깨질 것 같아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황제가 말을 받았다. “쥐를 잡으려면 항아리를 깨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자 가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지금 폐하의 주위에는 많은 잘못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지만, 아무도 감히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가의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
원래 ‘멜팅팟’은 인종, 문화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융합하고 동화되는 현상이나 장소를 뜻한다. 흔히 미국 사회를 가리켜 인종의 용광로, 즉 멜팅팟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는 자신의 편견을 깨고 새로운 전진을 하는 것에도 유용하다. 자신의 편견을 부수기 위해선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여러 가지를 자신의 안에서 뒤섞어 변형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원래 나를 파괴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또한 ‘새롭게 변화된 자신’을 만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