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TV토론 이후 朴-文지지도는… 동아일보-채널A-R&R 조사
○ 투표확실층에서 격차 더 벌어져
이번 조사에서 투표확실층은 65.9%였다. 이는 2007년 17대 대선 투표율(63.2%)보다 2.7%포인트 높은 것이다. 현재 많은 전문가가 이번 대선 투표율이 17대 대선 때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40대의 경우 2007년 투표율(66.3%)과 이번 R&R 조사에서의 투표확실층 비율이 정확히 일치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자 중 투표확실층은 72.5%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자 중 투표확실층(64.2%)보다 8.3%포인트 높았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같다 하더라도 지지층의 투표율이 달라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얘기다. 두 후보의 단순 지지율 격차는 3.3%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지만 투표확실층에서는 격차가 8.6%포인트로 벌어지는 것도 박 후보 지지자 중 투표확실층이 많기 때문이다.
투표확실층의 비율이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라고 가정하면 전체 유권자 4052만여 명 중 투표자는 2670만여 명이 된다. 이 중 박 후보는 47.8%인 1276만여 표를 얻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표확실층에서 39.2%의 지지를 얻는 문 후보의 득표는 1046만여 표로 추산된다. 이번 조사만 놓고 보면 박 후보가 230만여 표를 앞선다는 단순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투표확실층에서 지지율이 1.5%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예상 득표는 40만 표다.
투표확실층이면서도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10.7%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이 표가 285만여 표에 달해 박 후보와 문 후보의 표차를 넘어선다. 만약 문 후보가 이 표 가운데 90% 정도를 싹쓸이하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285만여 표의 향방에 대선 결과가 달려 있는 셈이다.
○ 피 말리는 프레임 전쟁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진영이 내세운 ‘프레임’이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문 후보 측은 ‘이명박근혜’라는 말로 박 후보의 집권을 이명박 정부의 연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48.2%는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명박 정부를 계승한 재집권’이라고 답했다. 40.3%는 ‘이명박 정부와 다른 새로운 정권 창출’이라고 응답했다. 양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투표확실층에서는 45.4%가 ‘새 정권 창출’이라고 답해 ‘재집권’이라는 의견(44.7%)보다 오히려 많았다.
새누리당이 내세운 ‘참여정부 시즌2’ 프레임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노무현 정부와 차별화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50.6%는 ‘차별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차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40.0%였다. 투표확실층에서도 ‘차별화될 것’이라는 응답률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보다 8.3%포인트 높았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