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족보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공동 ‘내 이름은 폴른칫…’전
대전 한국족보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내 이름은 폴른칫 그리고 현수 엄마’에서는 웨딩드레스 전통의상 반지 등 결혼 이주 여성들의 소장품들도 볼 수 있다. 한국족보박물관 제공
허황옥의 흔적은 족보에서도 확인된다. 김해 김씨 족보는 수로왕과 허황옥의 결혼 이야기가 담긴 가락국기를 수록하면서 그가 시조모(始祖母)임을 명시했다. 김해 허씨 족보에는 왕후가 낳은 두 아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렇게 허황옥은 한국인의 ‘어머니’가 된 것이다.
한국족보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내 이름은 폴른칫 그리고 현수 엄마’는 역사 속 결혼 이주 여성과 다문화사회의 흔적을 살펴보는 기획전이다. 내년 2월 28일까지 대전 중구 한국족보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에서는 족보와 함께 태국 출신의 폴른칫을 포함해 결혼 이주 여성 25명의 소장품 500여 점도 선보인다. 웨딩드레스부터 반지, 전통의상, 셔츠, 가방, 여권, 양념, 프라이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신민호 한국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족보를 통해 이 땅의 어머니가 ‘된’ 여인들의 역사와, 이주 여성의 물건을 통해 이 땅의 어머니가 ‘될’ 여인들의 역사를 함께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올해부터 지역의 공·사립 박물관과 함께 진행하는 ‘지역 순회 공동 기획전’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총 4가지의 공동 기획전에는 5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과 함께 한 ‘신들의 땅, 제주-히말라야 샤머니즘의 만남’전은 23일까지, 충남 보령석탄박물관과 함께 한 ‘보령 남포벼루와 문방가구’전은 30일까지 해당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대구 자연염색박물관과 함께 한 ‘전통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은 우리 보자기’전은 9월 23일 폐막했다.
‘지역 순회 공동 기획전’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예산은 올해보다 1억 원 많은 6억 원이 책정됐다. 02-3704-3173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