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천 전 대한체육회 국제위원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박 선수에 대한 FIFA의 최근 결정과 관련해 이 문제를 조사하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필자가 지난 10여 년간 IOC와 교류한 경험으로 비춰 볼 때 박종우 세리머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IOC의 결정이 FIFA의 결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지만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의 시위, 정치적 구호,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금지한다’라고 명시된 ‘올림픽헌장’이 있기 때문이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런던 올림픽 당시 한 인터뷰에서 “박 선수의 행동은 정치적 표현(political statement)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통제가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FIFA 역시 박 선수의 행위는 분명히 정치적 선전이며 FIFA의 룰을 위반한 것으로 규정했다. 우리가 안심할 수만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 선수의 행동이 애국심의 발로인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해진 룰(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는 건 우리가 아닌 FIFA와 IOC의 몫이다.
IOC 징계위원회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박 선수가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무의식적인 행동을 했고 올림픽이 끝난 뒤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음을 알리는 탄원서를 IOC에 보내는 등 대한체육회(KOC)와 정부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양천 전 대한체육회 국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