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씨 아니, 김현숙(34)을 만났다.
케이블채널 tvN 시즌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이영애로 더 잘 알려진 배우 김현숙. 지난 2007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으로 시작해 6년을 달려 벌써 시즌11까지 왔다.
강한 모습 뒤 여린 면모, 사랑에 비관했다 다시 웃는 로맨티스트, 돈벌이는 늘 “아직 목마르다”고 말하는 그.
서른넷 김현숙의 일과 사랑, 돈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 “완벽주의 성향…재수 없어 보일 정도죠”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오면 제가 뜸을 많이 들여요. 남들이 보면 재수 없게 생각할 정도죠. 하지만 어떻게 해요. 뭔가를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걸요.”
“감독님이 집 앞까지 찾아오셨더라고요. 특히 뮤지컬은 창작극이 얼마나 힘든지 과거에 경험해봐서 알거든요. 세 번 정도 고사했다가 ‘고생하는 만큼 배우는 것도 많겠지’라고 생각해 시도했어요.”
과거 홀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살던 학창시절에도 그는 남다른 일욕심이 있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특히 요식업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죠. 떡볶이가게, 고깃집, 횟집, 칼국수 가게…. 일을 하면 또 완벽하게 해서 당시 1인분 1200원하는 떡볶이 가게에서도 팁을 받았다니까요.”
힘겹게 살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과거 부산에서 트렁크 하나 들고 상경해 324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려요. ‘내가 결국 꿈꿔온 일을 하고 있구나’ 상기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사랑> “결혼 안 하려 했다가 마음 바뀐 이유는…”
김현숙은 올해 나이 서른넷, 한달 뒤 서른다섯을 바라보고 있다.
그에게 결혼계획을 묻자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앞서 타 방송들에서 그는 훈남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극 중 키스신들에 대해 남자친구가 질투하지 않느냐 묻자 도리어 “내 말이요”한다.
그는 남자친구가 “워낙 과묵한 스타일이긴 해요”라며 “드라마며 뮤지컬에서 키스신을 하는데 하도 질투를 안 하는 눈치길래 ‘넌 아무렇지도 않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좋겠냐. 내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거야?’라고 묻더라고요. 그 뒤로 그런 투정이 쏙 들어갔죠”라며 웃어 보인다.
과묵한 듯 다정한 남자친구의 영향일까? “결혼을 안 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과거와는 달리 결혼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달라졌다.
“여자들이 결혼에 대해 꿈꾸는 환상이 있잖아요. 신데렐라 콤플렉스 같은 거요. 그게 어느 순간 다 깨지고 현실을 직시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결혼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죠.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평생 내 편 한 명이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또 결혼이 배우로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저는 평생 배우를 할 거니까 부인, 엄마라는 입장이 돼보는 경험도 큰 배움이 될 것 같고요.”
▶<돈> “의사인 친오빠보다 10배 번다? 진실은…”
김현숙은 과거 tvN ‘스타특강쇼’에서 “피부과 의사인 친오빠보다 연봉이 10배 이상 많다”고 말해 크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내니 김현숙의 인상이 먼저 찌푸려진다. 그는 “아휴, 아니에요. 제가 말한 중 특정 부분만 강조돼서…. 그것 때문에 정말 곤욕 많이 치렀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당시 강의에서 학창시절 오빠보다 공부를 많이 못 했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나의 꿈을 이뤄 현재 잘살고 있다는 희망 메시지를 전했어요. 강의를 마치고 한 관객이 연봉을 묻길래 오빠와 비교해서 말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 시기에 부산 지역 대학병원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의사 오빠보다 7배에서 10배 정도 더 많이 번다고 설명했는데…. 절대 많은 금액은 아니었어요. 홍보를 하다 보니 과장이 된 거죠.”
이에 기자가 ‘지금은 그래도 만족할 만큼 벌지 않았냐’고 묻자 “만족이요? 항상 목마르다. 히딩크처럼…”이라고 농담 어린 진담을(?) 전한다.
“출연료도 생각보다 적어요. 처음 ‘막돼먹은 영애씨’를 기획할 때 대표님이 나를 모델로 해서 이렇게 진행해보자 제안했는데 정말 모두가 반대했어요. 연극을 하긴 했지만 다들 ‘출산드라’로 뜬 개그우먼이라고 생각했죠.
타이틀롤임에도 출연료를 정말 낮게 불렀지만 하겠다고 했어요. 잘 해내고 난 뒤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됐을 때 요구를 하겠다며 속으로 칼을 갈았죠. 자신감이 있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잘 벌긴 하지만 만족하진 않아요.(웃음)”
하지만 목마르다고 해서 그가 돈을 좇아 살아온 것은 아니다.
“사실 돈만 바라보면서 행사, 밤무대 등을 뛰었으면 수십억 더 벌었겠죠. 하지만 저는 절대 행사, 밤무대 안 뛰었어요. 나중에도 옛날 포스터들이 돌더라고요. 돈이 아닌 배우가 돼야겠다는 확고한 꿈이 있었기에 그 꿈을 좇으며 달려왔어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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