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선후보 캠프의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이 안 씨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에 대해 “정치쇄신의 길이 아니며 국민대통합을 위한 길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 씨가 고향 부산에서 문 후보의 선거 지원을 처음 시작한 어제, 안 캠프 국민소통자문단 17명 가운데 9명은 “이것은 결코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이 아니다”라며 문-안 연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지냈던 조 단장은 캠프 내에 상주하다시피 했던 ‘안철수의 멘토’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자문단 사람들은 ‘안철수 현상’에 열광했던 지지자들과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다.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이 안철수라는 개인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안 씨는 올해 5월 “이것이 온전히 저 개인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하면 교만”이라며 정치권 진출에 대한 고민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안 씨의 행보는 스스로 내세운 ‘새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그의 멘토들조차 혼란스러워한다. 안 씨는 “가치와 철학이 하나 되는 단일화를 주장했다”면서 “문 후보와 ‘이념적 차이’를 느꼈으며 대통령 후보로서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자신이 ‘구태 정치’라고 공격한 문 후보와 아무 조건 없이 연대할 수 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조 단장은 “안 후보의 선택은 그가 내걸었던 철학이나 신념과는 달리 특정 정파의 계산에 휘말려 드는 것”이라며 “‘새 정치’의 기수가 되기는커녕 구태 정치인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씨는 어제 문 후보와 공동유세를 하면서 “새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새 정치’를 또 입에 올렸다. 하지만 조 단장은 안 씨를 ‘구태’에 물들어가는 정치인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