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할머니는 1999년 1월 자신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당시 12억 원 상당)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충북대에 내놓았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임 할머니는 6·25전쟁 때인 1950년 남편과 결혼 11년 만에 사별하고 시어머니와 어린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행상을 시작했다. 콩나물과 두부, 묵 등을 팔아 돈을 모은 할머니는 구멍가게를 마련하고 절약하며 재산을 불렸다. 불우 노인과 청소년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썼다. 주변에서는 그를 ‘콩나물 할머니’로 불렀다.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게 평생의 한(恨)이었던 임 할머니는 외손자들이 다녔던 충북대에 건물을 내놨다. 충북대는 ‘임순득 장학기금’을 설립해 지금까지 151명에게 장학금으로 3억여 원을 지급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