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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이사철도 아닌데 전세금이 왜 급등하나요?

입력 | 2012-12-10 03:00:00

세입자도 집주인도 우는 ‘2012 슬픈 가을’<동아일보 2012년 10월 26일자 B1면>




《 서울 전세시장이 또 한번 고공비행 중이다. 닥터아파트가 12∼19일 일주일간 서울 전세금 변화를 조사한 결과 1000만 원 이상 오른 아파트는 33개 단지였다. 광진구 광장동을 비롯해 용산구 이촌동 문배동 한강로3가 등의 전세금이 초강세였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이사철도 아닌데 전세금이 고공행진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은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세금이 매매가의 60%를 넘어서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기도 했지만 요즘은 꽁꽁 얼어붙은 주택 매매시장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전세금이 이렇게 상승하면 렌트푸어(Rent Poor)가 많아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우려가 높아집니다. 어떻게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아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세금 급등이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알고 싶습니다.

○ 전세금 급등 배경은


 

전세제도는 조선총독부가 1910년 작성한 관습조사보고서에 공식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된 한국 고유의 임차제도입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매매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전세금 상승률은 2009년 3.4%에서 2010년 7.1%, 2011년 12.3%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세금이 상승하는 것은 전세 수요가 전세 공급에 비해 훨씬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마치 수요가 많은 휴가철이나 크리스마스 연휴 성수기에 항공료가 비싸지는 것과 동일한 원리지요.

그렇다면 전세 수요가 전세 공급보다 많은 원인은 무엇일까요? 우선 2007년 이후 시작된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해 주택 매입을 보류하고 전세를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 증가 또한 전세 수요를 부추깁니다. 부모와 같이 살던 자녀들이 결혼해 분가하려는 현상도 전세 수요를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답니다.

하지만 주택은 수요가 늘어난다고 단기에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새로 짓거나 기존 주택을 개보수해 매물로 내놓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은행 예금금리까지 내려가다 보니 집주인이 세입자에게서 목돈을 받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매월 임대료를 받는 월세를 택하기 때문에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요인도 있습니다.

○ 왜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비쌀까

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어 전세금이 상승하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 또한 상승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는 이 비율이 2009년 초 40%에서 올해 9월 55%로 높아졌습니다. 광주와 경북은 각각 77.1%와 74.3%로 전국 16개 광역 시도 중 최고 수준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월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매매가는 1억3900만 원이었지만 층만 다른 같은 크기 아파트는 1억4000만 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이런 역전 현상 역시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때문에 나타납니다. 비단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많아지면 전세금이 매매가격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지요.

물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수도권에서는 이런 역전현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겠지만 1, 2인 가구가 몰리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소형 아파트, 재개발과 재건축 주변지역 등에서는 전세금이 매매시세에 육박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집주인이 많아지면 가격 상승 기대는 없어지는 반면에 높은 임대료로 보상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전세금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전세 수요가 집중되는 이사철인 내년 봄에는 전세금 폭등으로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 렌트푸어의 심각성은

렌트푸어는 급등하는 전세금을 감당하느라 소득의 대부분을 지출해 여유 없이 사는 이들을 가리킵니다. 집이 있지만 대출 이자 등으로 실질소득이 줄어 가난하게 사는 하우스푸어(House Poor)의 전세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09년 이후 완만하게 오르기 시작한 전세금이 2010년 가을 이후 급등하면서 좀 더 싼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전세 난민도 양산되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전세금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면서 반(半)전세가 크게 늘고 비싼 전세금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사는 신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전세금 때문에 결혼할 엄두도 못 내고 전세 대출 이자 부담으로 세입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소비 감소가 기업의 생산을 위축시켜 설비투자까지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렌트푸어는 새로운 경제 문제로 작용합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렌트푸어는 내수 기반 축소와 미래 성장동력 상실로 연결돼 경제 문제를 더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김지연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렌트푸어는 보유 사무실이나 공장이 없는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많이 입주한 수도권의 대표적 산업단지인 인천 남동, 반월, 시화공단에서는 수도권 재개발 등에 따라 공장 이전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에 공급은 제한돼 공장 임차료가 2011년에 비해 20∼30% 올랐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기업 채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가 공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임차료까지 인상돼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전세금 급등과 공장 임차료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통해 마비된 시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도 알아 두세요!

▼ 1개동 바닥면적 따라 연립-다세대 구분연구위원 ▼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주택의 형태는 무엇일까요. 바로 아파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현재 국내 주택 유형 중 아파트의 비중은 47.1%를 차지합니다. 단독주택 비중은 40.4%로 아파트에 꽤 뒤집니다. 이어 다세대주택이 5.6%이고 연립주택은 4.5%입니다.

이 중에서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다가구주택은 겉으로는 별 차이 없는 외관이지만 세부적으로 서로 다른 주택입니다. 층과 면적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죠. 먼저 다세대주택은 4개 층 이하로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가 660m² 이하인 주택입니다. 각 가구를 별개로 소유할 수 있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으로 분류합니다.

연립주택은 층수가 4개 층 이하인 점은 다세대주택과 같지만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가 660m²를 넘는 점이 다릅니다. 생활공간이 넓은 다세대주택이라고 보면 됩니다. 연립주택 역시 공동주택으로 분류합니다.

반면 다가구주택은 3개 층 이하로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가 660m² 이하인 집을 가리킵니다. 또 19가구 이하가 거주하는 주택이라는 조건이 추가됩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집주인이 1명이고 각 가구는 세입자들이 거주하는 형태여서 단독주택으로 분류합니다.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정부는 2009년 소형주택 수요가 급증하자 ‘도시형 ○○주택’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주택의 84%가 원룸형이어서 한 가족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불만이 큽니다. 다음 중 ○○에 들어갈 낱말을 골라 입력해 주세요.

①단독 ②미래 ③전원 ④생활

◇응모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 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12일(수) 오후 5시

△시상: 추첨을 통해 정답자 1명을 선발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17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퀴즈 응모하기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