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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일요일 0시 36분 발표… 또 ‘타이밍 전술’

입력 | 2012-12-10 03:00:00

美겨냥 효과 극대화 노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연기 가능성을 전격 발표한 것은 주말 밤인 9일 0시 36분. 미국 등 관련국이 긴장을 풀고 있을 주말을 활용해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북한이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한 시간도 1일 오후 5시 2분. 미국 워싱턴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3시 2분이었다.

전영선 건국대 교수는 “북한의 모든 발표는 전략적 판단에 근거한 선전선동의 일환”이라며 “외교 역량의 90% 이상을 대미 외교에 쏟아 붓듯이 선전선동부가 미국을 겨냥한 최상의 시기를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 장거리 로켓 발사를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맞추거나 2008년 뉴욕필하모니 초청 공연을 이명박 대통령 취임일(2월 25일)로 정하는 등 각종 행사나 발표의 날짜 선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정부는 9일 북한이 로켓 발사 연기를 시사한 배경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는 각각 회의를 열어 관련 동향을 점검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이번 기회에 발사 일정 조절이 아닌 발사 중단을 선택하고 국제사회 요구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워싱턴을 방문 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 이어 18일 방미할 예정인 왕치산(王岐山) 정치국 상무위원에게도 북한의 로켓 발사 저지에 협력해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9일 총리실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하는 등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이날 “(북한 로켓의) 발사 연기를 확인하지 못했다. 만전의 태세를 갖추겠다”며 경계태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숭호 기자·도쿄=배극인 특파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