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오늘날 이스라엘에서의 풍부한 경험이란 바로 살아있는 정치과학의 실험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가자지구, 남부 레바논, 시리아, 이집트 시나이 반도 등 4곳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지역에는 비(非)국가 단체들이 시민 틈에 둥지를 틀고 로켓으로 무장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방국은 과연 이런 상황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문제와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
우선 이스라엘에서 공직에 출마하길 원하거나 기자 또는 외교관으로서 진지하게 활동하고 싶다면 거의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의 무언의 질문에 정확하게 답해야 한다. “당신은 내가 어떤 이웃과 살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습니까?” 이스라엘 사람들은 당신이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즉시 귀를 닫을 것이다.
두 개의 파벌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념적 매파’는 “이웃들을 이해하느냐”란 질문에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답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위협을 강조하기 위해 애쓴다. 또 유대국가에 대한 아랍의 영원한 증오나 이웃 국가들의 홉스주의적 성향을 바꾸기 위해 이스라엘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와 가자지구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로켓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념적 매파’로 불리는 이유는 종교 민족주의적 이유로 요르단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다른 파벌은 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의 이름을 딴 ‘이츠하크 라빈파’. 미국 작가 리언 위셀티어는 이들을 ‘평화의 서자(庶子)’라고 표현했다.
전쟁영웅인 라빈 전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와 정확히 같은 지점에서 출발했다. 위험한 이웃을 둔 환영받지 못하는 유대국가라는 지점 말이다. 라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이 요새국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그 힘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평화의 서자들은 확실한 평화를 보장할 팔레스타인 파트너를 찾기 위해 이스라엘의 모든 창의력을 끊임없이 시험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실질적인 ‘평화의 서자’로 은퇴를 앞둔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분명 극우파가 될 차기 이스라엘 정부에 이별의 충고를 건넸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관론에 사로잡혀 기회를 인식하지도 못하는 것은 중대한 위험요소입니다.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이 책임을 면제하지는 않습니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