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서 넣고 사라져… 작년 기부자와 동일인 추정‘신월동 주민’ 밝힌 봉투속엔 “부모님 유지 받들어…” 편지
9일 오후 한 남성이 한국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모금함에 넣은 봉투 속에 담겨있던 1억570만 원짜리 수표와 편지. 한국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제공
봉투에는 수표와 함께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평생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고 사랑도 주고 많은 것을 나눠 줬다. 그러나 호강 한번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셨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 속에 띄워 보낸다”라고 적혀 있었다.
자선냄비본부는 이 남성이 지난해 12월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 1억1000만 원짜리 수표를 넣고 사라진 기부자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기부자가 봉투와 함께 남긴 글과 이번 편지의 글씨체가 비슷하고, 두 수표도 같은 은행 지점에서 발행됐기 때문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