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형? 까칠형? 요즘 대세는 하이브리드!
▽금잔디=초롱초롱 큰 눈망울을 깜빡여서 보호본능을 일으켜 봐. 남자들이 꼭 안아 주고 싶게 말이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여자 인생도 ‘한 방’이더라.
▽금=쯧쯧, 그럼 넌 틀렸어. 구준표(이민호)와 시청자가 날 사랑한 이유는 내가 항상 명랑 쾌활하면서도 적당히 보호본능을 일으켰기 때문이지. 결정적 순간에는 남자의 도움이 필요한 그런 여자 말이지.
▽길라임=그런 수동적인, 1차원적, ‘캔디형’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제 안 먹혀. ‘내 뺨을 때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식이 통한다고. 세경이 넌 나처럼 ‘까칠한 신데렐라’여야 돼. 여성들의 판타지를 이뤄 주는 거야. 내 주장 안 굽혀도 김주원(현빈)은 날 사랑하잖아. 여성 시청자들은 주체적으로 자아를 성취하는 내가 완벽한 남자에게서 사랑받는 스토리에 열광했지.
▽한=디자이너의 세계는 다르다고요. 스턴트우먼처럼 몸으로 때우는 게 아니라 ‘타고난 안목’이 필요하잖아요.
▽이서영=신데렐라가 마냥 착했던 시절은 지났어. 요즘은 좀 ‘쎄야’ 돼. 솔직히 난 ‘패륜형’ 신데렐라지. 내 인생에 거추장스러운 아버지(천호진)를 버렸어. ‘차라리 고아가 낫다’라는 시댁의 말에 아버지를 숨겼지.
▽이=능력은 덤이야. 부잣집에 시집가서 신분도 세탁하고 내 능력으로 판사도 됐어. 시청자는 돈 밝히고 잔인한 신데렐라에게 더 공감하는 거야.
▽한=그건 공감해요.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져라.’
▽천해주=언니들 모두 틀렸어. 신데렐라 스토리의 본질은 모두 신분상승이지만 사랑으로 포장된 거지. 난 백마 탄 왕자 없이 잘살아. 남녀가 수평적 위치에 있을 때 신데렐라는 진정 행복해질 수 있어. 난 ‘독립형’ 신데렐라야. 출생의 비밀도 모른 채 가난한 집에서 구박받으며 컸지만 조선 기술을 배워 남자친구 강산(김재원)과 동업하고 있어. 신데렐라 스토리도 여성의 주체성을 살리지 않으면 외면 받기 때문에 ‘진화’가 필요해.
▽한=그래서 결론은 뭔가요.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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