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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8]文 찍겠다는 安지지자 25명 → 29명

입력 | 2012-12-11 03:00:00

安 ‘조건없는 文지지’ 선언후…
朴-文-安 지지 50명씩 3차 심층 면접조사




안철수 전 후보가 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를 선언한 뒤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일부가 추가로 문 후보 쪽으로 지지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7∼9일 박근혜, 문재인 후보와 안 전 후보 지지자 50명씩 총 150명을 대상으로 3차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부동층에 머물던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일부가 문 후보 지지층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안 전 후보 사퇴 직후인 지난달 26일 같은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본보 2차 면접조사 때 안 전 후보 지지자 50명의 절반(25명)이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 3차 조사에서는 4명이 더 그를 지지했다. 비율로 따지면 안 전 후보 지지층의 58%가 이제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다. 안 전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인 10월 25일 1차 심층면접 때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33명(66%)이 “문 후보로 단일화되면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한 것을 감안하면 이른바 ‘안철수 부동층’이 추가로 문 후보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전체 응답자의 81%가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 선언이 판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기권 또는 결정 유보’ 응답자는 2차 조사 때 16명(32%)에서 13명(26%)으로 줄었고 박 후보 지지자는 9명(18%)에서 8명(16%)으로 줄었다. 2차 조사 때 “안철수가 아니면 기권하겠다”고 했던 경기 용인시의 이모 씨(34)는 이번 조사에서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문 후보에게 적극 힘을 실어주기로 한 만큼 그 뜻에 동참하기 위해 문 후보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후보를 정하지 못한 과거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로는 정치개혁이 어렵지만 박 후보를 지지할 수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 중 58명(39%)이 “공동정부 구성 등 문 후보와 모종의 정치적 거래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진정성 있는 결단”으로 본 응답자는 40명(27%)이었다. “대선 이후 문 후보와 정부 구성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5명(17%)이었다. “대선 이후 나름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포석”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23명(1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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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지지 42% “安의 文지지는 진심”… 朴지지 60% “정치적 거래 했을것” ▼

안 전 후보 지지자의 시각도 엇갈렸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홍모 씨(37)는 “안 전 후보가 며칠 만에 나와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을 보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진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동작구의 한모 씨(41)는 “문 후보를 안 밀어주고 선거에 패배하면 안철수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면 향후 정치행보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마지못해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에게 실망했다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전모 씨(63)는 “민주당이 안 전 후보가 주장했던 정치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자고 나서는 걸 보면 그 사람도 결국 정치인 중 한 명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 후보 지지자는 안 전 후보의 지지 표명을 “순수한 진심”이라고 본 비율이 42%(21명)로 많은 편이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문 후보 지지자 박모 씨(42)는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자고 했던 사람이 자신이 사퇴했다고 ‘나 몰라라’ 할 수 없지 않았겠느냐. 통 크게 도와주기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 지지자의 60%(30명)는 ‘이면 합의를 통한 정치적 거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기 수원시의 이덕희 씨(61)는 “정치적 합의에 진심이란 게 어디 있나.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적 지분을 요구할 것이고 낙선하면 안 전 후보가 자기중심으로 민주당을 재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선 “정권 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란 답변이 51.3%(77명)로 가장 많았다. “야권의 비난을 피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31.3%(47명), “단일화를 통해 새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가 15.3%(23명) 순이었다.

김준일·서동일·김태웅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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