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클럽 등에서 만난 파트너를 흥분시켜 성폭행할 목적으로 쓰이는 이른바 '데이트강간 약물' 피해가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기업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특수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드링크새비(DrinkSavvy)社는 속칭 '물뽕'이라 불리는 GHB(감마 히드록시 부티르산)와 로히피놀(Rohypnol), 케타민(Ketamin) 등의 데이트강간 약물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드링크새비의 설립자이자 이 물질을 개발한 마이크 에이브럼슨 씨는 "이 물질을 이용해 만든 특수 컵이나 빨대 등으로 음료 안에 데이트강간 약물이 들어있는지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흰색 특수 빨대를 데이트강간 약물이 섞은 음료에 넣으면 빨대 색이 빨간색으로 변해 음료를 마시는 사람에게 위험을 알린다.
에이브럼슨 씨는 "데이트강간 약물을 복용해보고난 뒤 그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게 깨달았다"며 "약물이 들어있는지 유무를 손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일회용이 아닌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감지기'를 개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매년 수천 명의 여성이 데이트강간 피해를 당한다. 피해자들은 주로 술을 통해 데이트강간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데, 이 약물들은 무색·무취에 아무런 맛도 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복용 전에 이를 알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졸음이 쏟아지고 기억이나 의식을 잃어, 성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방어할 수 없으며 이를 기억조차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이 시판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목표액은 5만 달러(약 5400만 원)로, 11일 오후 2시 현재 약 2만 달러(약 2100만 원)를 기부 받았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