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에서 나타난 새로운 현상의 하나로 '정치평론가'의 대거 등장이 꼽힌다.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잘 나가는' 정치평론가로는 황태순 위즈덤센터 연구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 박상병 이봉규 씨 등이 거명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고성국, 신율 씨가 한때 정치평론계의 2강으로 불렸지만 이들이 특정프로그램 MC를 맡아 출연 프로그램 수가 줄면서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17대 대선까지는 주로 정치인 출신이나 정치학 전공 교수가 시사평론가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 출범 후 첫 대선인 이번 대선에서는 관련 보도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정치평론가도 수요가 급증했다. 이 바람에 기고문이나 인터뷰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문화평론가, 인터넷논객 등 비정치 분야 인물들도 '정치평론가'라는 호칭을 달게 됐다. 인터넷TV 등 온라인에서까지 정치논객들의 맞짱 토론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정치평론가 바람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직장인 최기훈 씨(38)는 "평론가들의 치열한 설전과 촌철살인 비평으로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권식 씨(65)는 "걸러지지 않은 개인의 생각만 앞세우고 있다"고 이들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특정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발언만 하는 등 정치평론가들마저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립적인 평론가보다는 'B급' 이미지로 막말을 하는 정치평론가가 출연했을 때 시청률이 더 높게 나와 곤혹스럽다는 방송사도 많다. 권형기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는 "편향되거나 감으로 이야기하는 정치평론가는 결국 시청자들에 의해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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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전주영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