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트웁스 개설 이후 변화
“온통 양아치 흥정이 판을 친다. 50 대 50 가상 양자대결은 양심을 버린 쪽이 이기는 악마의 선택이다. 안철수가 틀렸다.”
민주통합당 한정애 의원과 배재정 의원이 각각 지난달 중순 리트윗(RT·자신이 본 트윗을 타인에게 보라고 추천하는 것)했던 글이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오후 8시 20분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이들은 트윗을 즉각 지웠다. ‘어제의 적’이 ‘우리 편’이 되자 비판 흔적을 지우고 나선 것. 이낙연 민주당 의원의 트위터에선 “안철수에게 다 내놔야 하는 운명인 걸 어쩌겠나”라는 이전의 리트윗 메시지가 지워지고 “안철수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십니다. 제 생각이 모자랐습니다”라는 새 글이 올라왔다.
▶본보 11월 10일자 A1면 [단독]의원님이 지운 트윗…
▶본보 11월 10일자 A3면 [단독] “빅엿” “팔푼이” 올린 순간…
▶본보 11월 10일자 A3면 [단독] 세계 19번째 - 亞선 첫 개설…
▶본보 11월 10일자 A3면 美, 같은 당 후보 칭찬도 “정파성 금지 위반”
폴리트웁스가 문을 연 후 막말을 마구 올린 뒤 슬그머니 지우는 행태와 유언비어 트윗은 눈에 띄게 줄었다. 19대 국회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 주요 대선후보 등 291명이 썼다 지운 트윗 건수는 지난달 10일 본보 보도 이후 하루 평균 36건으로 이전(하루 평균 19건)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이 중 막말 및 유언비어 트윗의 비율은 폴리트웁스 개설 전 1%에서 개설 후엔 0.3%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논란이 우려되는 트윗을 올렸다가 슬그머니 지우는 행태를 여전히 보였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지난달 16일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양아치 후보”라고 지칭한 한 이용자의 트윗을 리트윗했다가 하루 뒤 지웠다. 이 의원실은 “실수로 리트윗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근혜 빅엿’ 트윗을 남겼던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달 3일에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문 후보의 트윗에 ‘좌빨(진보 진영을 얕잡아 부르는 말) ××들아 공부나 해라’라고 남겼다”는 한 이용자의 트윗을 리트윗했다가 6분 만에 지웠다. 이 전 대표를 사칭한 이용자가 남긴 트윗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해명 한 줄 남기지 않았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