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IT업체 알서포트, 日 NTT도코모서 11억엔 투자 유치
원격지원 소프트웨어 업체인 알서포트의 안천홍 일본지사장이 7일 KOTRA 도쿄IT지원센터 사무실에서 원격지원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알서포트는 11일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로부터 약 11억 엔의 투자를 유치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KOTRA 도쿄IT지원센터의 유승호 소장은 “한국의 제조업체가 아닌 IT 기업이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한국 IT 기업이 일본에서 투자받은 액수 중 가장 크다”고 말했다.
최근 도쿄(東京)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안천홍 알서포트 일본지사장은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국 중소기업이 투자를 유치하게 된 비결과 쉽지 않았던 과정 등을 설명했다.
안 지사장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서도 원격 지원할 수 있고 상대방이 반드시 OK를 해야 원격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알서포트 제품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장이 일본에 건너온 것은 2006년 4월. KOTRA 도쿄IT지원센터에 사무실을 만든 뒤 컴퓨터용 원격지원 프로그램을 판매했으나 연간 매출액은 1억9000만 엔에 불과했다.
새로운 기회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찾아왔다. 스마트폰은 ‘미니 컴퓨터’라고 불릴 만큼 기능이 풍부하지만 이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도코모 측이 2009년경 먼저 “스마트폰용 원격지원 서비스가 가능하냐”고 문의했다. 그때부터 안 지사장은 도코모에 수십 번을 찾아가 알서포트 제품을 시연하고 관련 기술을 설명했다.
하지만 곧 이뤄질 것 같았던 계약은 2년 동안이나 진전이 없었다. ‘미국의 쟁쟁한 IT 기업도 많은데 왜 한국의 중소기업과 손잡느냐’는 도코모 내부의 반대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안 지사장은 조그마한 지적이라도 나오면 밤을 꼬박 새우며 수정한 뒤 다시 찾아갔다. 도코모 내에선 “말만 하면 고쳐 온다”는 소문이 퍼졌다.
알서포트의 고객인 일본 기업도 4000여 개에 이른다. 올해 일본 내 예상 매출은 7억3000만 엔으로 한국 내 매출보다 20억 원 정도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내 원격지원 소프트웨어 분야의 시장 점유율도 70% 이상으로 6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