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수 업종이 일자리 창출 견인
이날 발표된 제조업 취업자 수는 421만8000명으로 통계청의 취업자 수 분류 방식이 바뀐 2004년 1월 이후 최고 수치다. 바뀐 기준에 따라 제조업 취업자가 가장 많았던 것은 2004년 10월의 420만6000명이었다. 올 11월의 작년 동월 대비 제조업 고용 증가 인원 16만4000명은 전체 산업 분야 고용 증가 인원(35만3000명)의 46.5%로 절반에 육박했다.
통계청이 꼽은 주요 일자리 증가 업종은 산업용 기계를 만드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과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전자부품 및 통신장비 제조업 등이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부문의 일자리 증가가 제조업 취업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 30대, 50대의 제조업 분야로의 이동이 전체 고용동향에 역행하는 ‘제조업 취업 증가’ 현상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중 3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5.8%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포인트 늘어 전 연령대 중 1위를 차지했다. 재정부 당국자는 “30대의 제조업체 취업, 퇴직 계층인 50대의 중소 제조업체 취업이 늘었다”며 “퇴직 후 자영업에 나서던 베이비부머가 작은 제조업체의 일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제조업 취업자 증가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며 줄였던 일자리 수를 서서히 늘리며 그 여파가 지금까지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20대의 고용은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11월 20대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7만9000명 줄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고용률도 지난해 11월 58.7%에서 57.1%로 1.6%포인트 감소했다. 다른 연령대 고용률이 소폭 증가한 것과 역행하는 추세다.
내년 일자리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올 하반기의 경기둔화가 대표적인 후행 경기지표인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는 경제성장률 등에 비해 창출된 일자리의 수가 많았던 것이 사실”며 “경기 둔화와 베이비부머 은퇴 등의 영향을 고려하면 내년에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재명·유재동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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