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미야 요시부미 아사히신문 주필
하지만 취임한 지 겨우 1년 뒤 별다른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하고 위장에 문제가 있어 돌연 퇴진한 아베 전 총리는 정계의 ‘패자’였다. 그런 그가 지금 재챌린지를 하고 있다.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기세로 16일 치러지는 중의원 총선에서도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고자 한다. 아베 정권의 부활은 틀림없어 보인다.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일본에서는 여러 차례 총리를 지낸 사람이 적지 않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단 한 사람뿐이었다. 아베 총재는 드문 예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日 우경화 단번에 진행될지 관심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한다” “물가를 올려도 소비가 늘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공공사업뿐인 시대로 되돌아갈 것인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아베 총재는 그런 말에 개의치 않고 있다.
지금까지 아베 총재는 헌법 개정과 안보를 중시하는 매파 정책을 집중적으로 주장했다. 이번에는 선거 연설의 많은 부분을 경제정책에 할애하고 있다. 며칠 전 직접 만났을 때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이게 5년간의 성과입니다”라며 가슴을 폈다.
총리를 그만둔 뒤부터 5년 동안 재기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공부했다고 한다. 특히 세계적 경제학자인 예일대 하마다 고이치 교수에게 가르침을 청했다고 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하마다 교수가 미국에서 아베 총재에게 보내준 일본은행 비판 내용을 담은 팩스도 공개했다.
한국인이 신경 쓰는 것은 아베 정권의 등장으로 일본의 우경화가 단번에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자민당은 ‘국방군 창설’을 중심으로 한 헌법개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영토문제와 역사인식에서도 강경 자세를 보인다.
아베 총재는 이전에 달성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도 자주 말했다. 예를 들면 총리 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 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고노 관방장관 담화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총리 담화도 자신의 손으로 바꾸고 싶어 했다.
아베 정권의 재등장에 순풍이 된 것은 영토문제를 둘러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행동과 중국의 반일 폭동이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외교의 패배”라고 말하는 아베 총재는 집권 후 강한 외교자세를 취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기세로 후회가 남았던 테마에 재챌린지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 자민당의 압승은 민주당의 실패와 크고 작은 12개 정당의 난립이라는 대혼전에 따른 것이다. 아베 총재는 극우가 득표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본 것인지 선거전에서 그다지 표시를 내지 않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총리의 판단 사항이지만 질문해도 ‘갈지 말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애매하게 답한다. 반일 폭동이 재연될지도 모르는데 굳이 할는지 의문이다. 믿고 있는 미국도 브레이크를 걸 것이 틀림없다. 똑같은 이유로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의 수정도 그렇게 간단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韓日, 北미사일 대응에 보조맞췄으면
실은 여기까지 쓴 상황에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내 마음도 평온하지 않다. 생각나는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말기였던 2006년 7월 북한이 7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그것이 북한에 강경 자세를 취했던 당시 아베 관방장관에게 힘을 실어 총리가 될 가능성을 크게 넓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미사일도 아베 정권 탄생에 탄력을 더해줄 것 같다. 내셔널리즘의 연속이지만 어쨌든 적어도 일본과 한국은 이 문제에 돈독하게 보조를 맞췄으면 한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아사히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