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을 기다리는 민초들의 독백
그럼에도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는 우리들의 희망은 꺾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 저마다의 가슴속에는 플래카드의 선전문구, 확성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창한 선거구호 못지않은 뜨겁고 간절한 독백이 있다. 젊은 연극인으로 살아가는 나에게도 새 대통령,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많다. 그중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연극이 초중고교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되었으면 한다. 연극은 ‘사람예술’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배려의 덕목이 중요시되는 예술이다. 입시전쟁 앞에서 유명무실 실종되어가는 인성교육의 대안으로 연극이 그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선택과목이나 방과 후 활동으로 운용되고 있는 연극교육이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된다면 연극교사 일자리가 대폭 늘어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연극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새 대통령과 새 정부는 힘들기도 하겠다. 굳이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비롯한 민생현안이 겹겹이 쌓여 있다.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들이 첩첩산중이다. 그럼에도 “내가 아니면 절대 안 돼!” “너는 절대 안 돼!” 그 험난한 길을 서로 가겠다고 ‘난리부르스’다. 그러나 우리는 이편과 저편의 아우성에 묻혀 있는 소박한 독백들을 들어야 한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대선드라마의 주연배우들 역시 그 독백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선은 왜 항상 겨울에 있을까? 민생은 늘 살얼음판 위에 있다. 우리들 저마다의 조용하지만 뜨거운 독백들은 봄꽃을 기다린다. 아직은 박빙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