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 추진체 대폭 개선… 사거리 3년 6개월만에 2배로 핵탄두 소형화-대기권 재진입 기술 갖추면 ICBM 완성 ■ 北 사실상 ICBM 발사 실험
군 소식통은 “북한 로켓의 1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156초로 올 4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130초보다 26초가 길어졌다”며 “사거리도 1만 km 이상에서 1만3000km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3단 추진체로 구성된 장거리로켓에서 전체 추력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1단 추진체의 성능이 대폭 향상된 만큼 사거리도 확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북한은 올해 4월 쏴 올린 장거리 로켓이 발사 2분여 만에 공중 폭발한 뒤 1단 추진체의 엔진 성능실험에 주력해 왔다.
사거리가 1만 km면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지역, 1만3000km면 워싱턴 등 동부지역과 남부 마이애미를 포함한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이 2009년 4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이 6700km를 날아간 것과 비교하면 3년 6개월 만에 사거리를 두 배가량으로 늘린 셈이다. 아울러 이날 발사된 로켓은 처음으로 1∼3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탑재물(위성)도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ICBM 개발에 성큼 다가섰음을 보여준다.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 “위성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이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발사 당사자이지 그것을 지켜보는 제3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로켓 발사가 위성을 쏴 올리는 것이 목적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미사일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음을 과시한 셈이다.
북한은 미국의 모든 주요도시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ICBM을 개발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노골적이고 대담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미국과 ‘맞짱’을 뜰 수 있는 ‘고슴도치 전력’ 보유를 입증한 만큼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 추가 로켓 발사나 핵실험 등 ‘벼랑 끝 도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도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ICBM까지 완성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라며 “동북아시아에 군비경쟁과 핵도미노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