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모습 보인 광둥 시찰… 관리 동원해 주민인듯 악수, 도로 통제로 심각한 체증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최근 첫 지방순시에서 친서민적인 행보로 크게 환영을 받았지만 일부 일정은 사실과 달리 ‘연출된’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 총서기는 7∼11일 개혁개방 일번지인 광둥(廣東) 성 일대를 돌며 개혁개방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번 지방순시에서 시 총서기를 위한 교통관리나 현장봉쇄 등 주민 통제가 없고 수행인원도 적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지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호화스러운 영빈관에 묵지 않고 호텔의 스위트룸이 아닌 일반 객실에 투숙했다. 식사도 뷔페식으로 먹는 등 서민 행보를 펼쳤다.
하지만 시 총서기의 마지막 방문지인 광저우(廣州) 둥하오융(東濠湧)에서는 크게 달랐다고 홍콩 밍(明)보가 12일 보도했다. 주변 도로와 고가 교량 등이 통제돼 심각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고 시 총서기와 악수하는 주민도 대부분 현지 관원이거나 공산당원이었다는 것.
앞서 7일 시찰 첫날 방문한 선전(深(수,천)) 시에서 인쇄공장 노동자 3000여 명이 고속도로 차로를 점거하면서 8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는데 공안이 시 총서기의 시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강경 진압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위대가 공안에 구타당하는 사진 등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유포됐으나 검열에 의해 즉각 삭제됐다는 것이다.
한편 시 총서기는 광둥 성 방문 기간인 8∼10일 남해함대 구축함, 모 군부대(군단급), 광저우군구 본부를 차례로 시찰하고 군부대에서는 “싸울 수 있는 군대, 싸우면 이기는 군대”가 되라고 주문했다고 12일 관영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시 총서기가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넘겨받은 후 일선 부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