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충청-호남 유세역대 두번째 ‘슈퍼 추경’… 일각 “공약집엔 없어 즉흥적”
안철수와 함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전 후보가 13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에서 공동유세를 하던 중 양팔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대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문 후보가 집권 후 20조 원의 추경을 편성하면 역대 두 번째로 큰 ‘슈퍼 추경’이 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8조4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문 후보가 ‘슈퍼 추경’ 구상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는 “추가 예산 20조 원은 4대강 토목공사와 재벌 건설사에 (돈을) 투입했던 새누리당 추경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공공근로 같은 임시 일자리가 아니라 공공서비스 분야의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더라도 민주당이 불과 나흘 전 밝힌 공약 이행 소요재원(192조 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재원조달 계획도 전면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 본부장은 “내년 추경을 위해 필요하면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며 “공약의 집행 시기를 앞당기는 만큼 소요 재원은 늘겠지만 정확한 증가액은 계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산의 정확한 증가액을 계산하기도 전에 공약부터 발표한 셈이다.
문 후보는 이번 주 거의 매일 새 공약을 발표했다. 10일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을 밝혔고 12일 “대통령집무실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옮기겠다”고 했으며 13일 슈퍼 추경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은 “그동안 검토해오던 공약”이라고 설명했지만 9일 발표된 공약집에도 없는 내용이다. 선거 막판에 즉흥적으로 공약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충청과 호남 거점지역을 방문했다. 대전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와 세 번째 합동유세를 벌였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민생파탄의 깃털이 아닌 몸통”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 근간과 기조 모두 박 후보의 정책이다. 부자감세 100조 원, 재벌규제 풀기 모두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후보는 특유의 ‘인간 마이크’를 통해 “새 정치와 격차 해소의 출발점은 정권교체”라며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분이 계시면 꼭 투표 부탁드린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 朴, 경기북부-강원 유세 “민주, 지저분한 정치공세” ▼
김우동 팀장 영결식 참석
김지하와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왼쪽)가 13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을 방문해 유신시대 대표적 저항 시인이었던 김지하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김 씨의 장모인 고 박경리 작가. 원주=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박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시 유세에 나서 “북한 동포들은 굶주리는데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미사일을 쏠 때란 말이냐”고 반문한 뒤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 주겠다”고 말했다. 또 퍼주기로 유지되는 평화를 ‘가짜 평화’라고 규정했던 이전 발언을 상기시키며 원칙과 신뢰를 통한 평화가 ‘진짜 평화’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선 “천안함도 폭침이 아니라 침몰이라면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하고,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모호한 말을 반복하는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확고한 안보 리더십과 국가관을 가지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낼 외교력을 가진 세력이 나라를 맡아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제기한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의혹 등에 대해 충북 충주시 유세에서 “우리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싹수가 노랗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저분한 선거를 치르는 세력들은 정권을 잡아서도 지저분한 정치를 하기 마련”이라고 공격했다. 또 “국정원의 선거 개입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제2의 김대업쇼’를 벌여 국민을 속이려는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혹여 정권을 잡으면 댓글 달기도 무서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게 민주당이 외치는 새 정치인가”라고 물었다.
의정부·원주·충주=홍수영·김기현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