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한 차량 번호판 떼어와 훔친 차에 붙여 판 2명 중형
인천 부평구 청천동의 한 아파트 길거리. 지난해 2월 새벽 이곳에 주차된 트럭 문 옆에 수상한 남자들이 달라붙었다. 이들은 준비해온 내시경을 꺼내 열쇠구멍에 집어넣은 뒤 파여 있는 홈의 깊이를 알아내 열쇠 모양을 똑같이 그려냈다. 현장에서 열쇠 깎는 기계로 감쪽같이 똑같은 열쇠를 만든 이들은 차 문을 열고 트럭을 몰아 유유히 사라졌다.
이런 수법으로 트럭을 훔친 나모 씨(46) 등은 대당 250만∼300만 원을 받고 이모 씨(48)에게 트럭을 넘겼다. 이들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수도권에서 훔친 트럭은 무려 50대(7억8100만 원 상당)에 달한다. 지난해 1월 인천 서구 오류동에 무역회사를 차린 이 씨는 장물 트럭에다 폐차한 같은 종류의 차량에서 떼어온 차대번호를 붙였다. 크게 사고가 난 트럭을 헐값에 산 뒤 훔쳐온 동종 트럭의 부품을 이용해 사고 차량을 수리해 팔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신현일 판사는 이 씨에게 징역 4년, 나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