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콤플렉스/이병주 지음/296쪽·1만3800원·가디언
이 책은 애플의 경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뒤 애플의 변화 방향을 전망한다. 책의 제목인 ‘애플 콤플렉스’는 우리가 애플에 대해 가진 맹목적인 추종 혹은 비난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말한다. 경영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과연 애플을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결론은 “아니올시다”다.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 저자에 따르면 애플의 성공은 우연의 산물이다. 픽사의 성공, 아이팟과 아이폰 열풍 등 스티브 잡스가 이룬 애플 신화 중 애초에 그가 의도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한다. 잡스가 축적해놓은 것들이 시대 상황과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가요계의 흐름과 대중의 잠재적인 욕구를 정확히 읽은 것도 아닌데 올해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그룹 버스커버스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한 끝에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을 비슷한 예로 든다.
결국 저자는 기업들을 향해 ‘애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우연을 따라 하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에 섣불리 스티브 잡스를 모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 자체도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선회해 다양한 제품을 내 놓아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애플의 행보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분석했으나 그 미래보다 과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은 아쉽다. 기왕에 애플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라면 배경 설명 부분이 지루할 수 있겠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