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속임수다/리링 지음·김숭호 옮김/928쪽·4만8000원·글항아리
저자는 중국의 고문헌학자로 손자 연구의 권위자다. 손자를 파헤치는 데 묵가와 한비자, 조조는 물론이고 서구의 텍스트까지 끌어들인다. 권투를 다룬 잭 런던의 단편소설 ‘스테이크 한 조각’부터 프로이센의 군인 클라우제비츠가 쓴 ‘전쟁론’까지 다양한 예시와 비교를 책에 담았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식견과 통찰이 돋보인다.
본문 간간이 회색 페이지에 실은 ‘부록’들도 쏠쏠하다. ‘춘추전국시대의 무기’ ‘마오쩌둥의 군사론과 손자의 비교’ ‘화공(火攻)과 무기의 역사’와 함께 흥미로운 옛 무기들을 그린 삽화도 담겼다.
연말연시와 방학기간을 맞아 긴 밤이 외롭다는 남자친구나 배우자에게 선물하기 좋다. 성경 두께다. 구약성서를 읽어도 여호수아의 전투 부분에 열광하고, 군대 시절 훈련과 작전 얘기를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되 한자어가 섞인 중후한 학술서에도 면역이 있는 이에게라면 더 값진 선물이 될 수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