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도전 아문센-스콧의 운명은… 악천후 아닌 작은 행동이 갈랐다
성세환 부산은행장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선택’(김영사)에서 그들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맞이한 원인이 외부적인 상황이 아닌 내부적인 문제에 있다고 봤다. 예상치 못한 눈보라와 폭풍우가 몰아쳤던 환경이 아니라 남극 원정을 계획하고 준비했던 행동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문센과 스콧의 사례가 오늘날 불확실하고 극단적인 환경에 놓인 기업의 운명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동종 업계의 주가를 최소 10배 이상 앞질렀던 이른바 ‘10X기업’의 리더들은 특유의 행동양식을 보여주고 있었다.
첫째는 광적인 규율이다. 예기치 못한 도전과 충격에 맞닥뜨리더라도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를 위해 고집스럽게 행동하는 자세다. 둘째는 실증적 창의성이다. 아문센이 스콧과 달리 수백 년간 에스키모들이 이용해온 개썰매를 선택했던 것처럼 항상 경험적으로 증명된 토대 위에서 과감하게 도전하는 실행력이다. 셋째는 생산적 피해망상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음을 두려워하며 극도의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상황 변화에 집요하게 대비하는 태도다.
경영의 ‘구루’(영적인 스승)인 콜린스의 실증적 분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또는 미래의 경영을 꿈꾸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성세환 부산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