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막판 이정희 사퇴 변수… 李지지층 朴보다 文에 호의 “종북과의 연대로 비칠라”… 文측 중도층 표심변화 촉각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의 사퇴가 17일로 이틀 남은 대선 정국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사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 안팎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이 후보의 지지층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보다는 문 후보 쪽에 호의적인 데다 통합진보당의 조직표가 대거 문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표 가능 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다자대결보다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지지율이 소폭 높았던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 후보 사퇴가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16일 “종북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는 모양새가 되면 유리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퇴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이뤄내기 위해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했을 뿐 문 후보 지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이다.
이 후보 사퇴와 관련한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모두 부인했다. 통합진보당 내에선 이 후보의 사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후보의 사퇴 의지가 완강했기 때문에 이날 오후 1시 선거대책본부 연석회의에서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 후보는 문 후보와 만나거나 공동 유세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희 대변인은 “남은 시간은 당원과 지지자의 상실감을 달래고 국민에게 진보개혁 세력이 합쳐야 한다는 대의를 호소하겠다”며 “선거법상 가능한 범위에서 이 후보가 우리 지지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