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새권력 日총선 자민당 압승 ■ 중의원 선거 중간개표 결과
전현직 각료를 지낸 민주당 거물급들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전 관방장관은 1996년부터 도쿠시마(德島) 1구에서 5회 연속 당선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의 신인에게 밀렸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문부과학상, 조지마 고리키(城島光力) 재무상도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거물 중 재선된 의원은 노다 총리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가전략상,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정조회장 정도다.
이런 자민당의 압승과 민주당의 참패는 주변국과의 영토 갈등 및 장기불황,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나랏빚과 저출산 고령화, 고립감과 패배주의, 위기의식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2009년 총선 압승의 일등공신이었던 무상복지 등 포퓰리즘 공약이 부메랑이 됐다. 어린이 수당,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고교 무상교육 등 퍼주기 공약은 재원 부족으로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 대신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 등 국민 부담을 늘리면서 집권 기간 내내 ‘거짓말 정권’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일본유신회는 민주당에 필적하는 제3당으로 확실히 올라섰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이끄는 지역정당이었던 오사카유신회가 올해 9월 의원 7명을 영입해 전국 정당이 된 후 처음 치르는 총선에서 의원 50명 내외의 제3당으로 등극했다.
현역 중의원 의원 61명을 가졌던 일본미래당은 총선 후 의원 10명 내외에 불과한 중소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로써 일본미래당을 막후(幕後)에서 이끌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는 정치무대에서 퇴장할 때를 맞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낸 12개 당수들이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한 거리를 모두 합하면 6만9000km다. 이는 지구를 한 바퀴 반(지구 한 바퀴는 약 4만 km)을 돈 것이다.
교도통신은 이번 총선의 투표율을 59.7%로 추정했다. 이는 2009년 총선의 투표율 69.28%보다 10%포인트 낮은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1996년 총선(59.65%)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