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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정원 여직원 아이디 등 40개”…수사 힘들 듯

입력 | 2012-12-17 10:50:00

"제출된 컴퓨터 2대에서만 댓글 흔적 없다는 의미"
IP 역추적 조사는 못해…강제수사 어려운 상태




경찰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비방 댓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 씨(28)의 컴퓨터 2대를 정밀 분석한 결과 김 씨의 온라인 아이디와 닉네임이 총 40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김 씨가 10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이 2대의 컴퓨터로 인터넷 접속한 내역에 대해 아이디, 닉네임, 대선 후보 이름 등 90여개의 키워드로 검색, 분석했으나 하드디스크에서 문 후보와 관련한 댓글을 게재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또 민주당이 선관위 직원 등과 함께 김 씨의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로 들이닥친 11일 이후 김 씨가 삭제한 일부 컴퓨터 파일을 복구해 조사한 결과 '비방 댓글'과 관련 없는 사적인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7일 '국정원 직원 불법선거 운동 혐의사건' 중간 수사 결과브리핑에서 "컴퓨터에서 댓글 흔적은 나오지 않았으나 필요하면 김씨를 재소환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압수수색영장 신청 등 강제 수사할 근거가 없어 김 씨에 대한 조사는 임의수사 단계에서 머무를 전망이다.

경찰은 앞서 16일 오후 11시경 보도 자료를 내고 김 씨에게서 건네받은 개인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정밀 분석한 결과 김 씨가 문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단 흔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데이터 덮어쓰기(타인의 댓글을 복사해 붙여넣기)'를 하면 컴퓨터 메모리에 그 기록이 남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하며 김 씨가 해당 컴퓨터로 비방 댓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있으나 흔적은 없다는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 씨가 컴퓨터로 포털 사이트에 접속한 IP 등에 관한 조사도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다른 전자 기기로 악성 댓글을 달거나, 제3의 장소에서 악성 댓글을 달았는지를 확인하려면 포털사이트 로그 기록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지만 포털 측에서 먼저 영장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IP를 역추적하려면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했다"며 "현재 확인된 건 김 씨 컴퓨터 2대에서만 댓글 흔적이 없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이나 다른 컴퓨터를 통한 댓글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경찰은 민주당이 애초 김 씨를 고발한 내용도 김 씨의 컴퓨터에 대한 조사가 전부인 데다 다른 전자 기기를 강제로 수사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은 김 씨가 제출을 거부해 이번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어머니 이름으로 된 스마트폰을 거주지와 본가에서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제출에 응하지 않아 조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급히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사안이라 정밀 분석 결과가 나오는 즉시 알린 것일 뿐"이라며 수사 이외의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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