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동네 실내수영장을 다녀보면 아침 시간에 노인들이 많다. 고령화 사회라는 말이 실감나는 풍경이다. ‘걷기 레인’이라는 것도 생겼다. 수영을 위한 레인이 아니고 물속에서 걸어 다니기 위한 레인이다. 이 레인에서는 수영하는 젊은이가 걷고 있는 노인에게 수영에 방해가 된다고 항의할 수 없다. 노인들이 운동을 마치고는 샤워실 한쪽의 온탕에 몸을 담그고 담소를 나눈다. 요즘은 대선 얘기가 많다. 귀동냥해 보면 “안철수같이 경험 없는 것들에게 어떻게 나라를 맡기겠냐” “이정희의 코리아연방은 북한의 고려연방제나 다름없다” 등 보수적인 의견들이 많다.
▷선거가 점점 더 세대별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정동영 민주통합당 고문은 트위터에 “이번에 하는 청춘투표가 인생투표야. 인생이 통째로 걸렸어….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라”는 한겨레 신문의 대담 내용을 리트윗 했다. 젊은이들에게 투표를 독려한 것까지는 좋은데 ‘늙은’이란 말로 노인들을 모두 꼰대로 만들어 버렸다. 대한노인회가 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비판이 잇따랐다. 정 고문의 노인 비하 발언이 2004년 총선 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때 크게 혼이 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