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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선 자민당 압승]日금융시장 ‘아베노믹스 효과’에 들썩

입력 | 2012-12-18 03:00:00

“경기부양 무제한 돈 풀것” 공언… 한국기업들 ‘원고 엔저’ 비상




일본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다음 날인 17일 닛케이평균주가가 뛰고 엔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일본 시장이 자민당 압승에 화답한 것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엔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14일보다 91.32엔 급등한 9,828.88엔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9,900엔대를 돌파해 8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장중 한때 84.40엔(1078.13원)에 거래돼 1년 8개월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로 떨어졌다.

일본 시장의 랠리는 ‘아베 효과’ 덕분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는 지난달 15일 도쿄에서 열린 한 경제포럼에서 “정권을 잡으면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2∼3%대의 ‘인플레이션 타깃’을 설정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대하는 일본은행 총재는 해임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시중에 돈을 풀면 엔화가 넘치면서 엔화 가치는 떨어진다. 아베 총재의 발언이 나왔던 지난달 15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80.18엔이었지만 그 후에는 지속적으로 엔화 환율이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의 수출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7일 ‘일본 총선 결과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엔저-원고’ 현상이 이어지면 한국 제품의 대일(對日)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로 일본산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 일본산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이 해외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시장마저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엔화 약세가 지속된 11월 한 달간 일본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의 주가는 16% 오른 반면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11% 떨어졌다. 아베 정권이 동아시아 외교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 내년부터 본격화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일본 내에서 인위적인 양적 완화로 경기를 부양하는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이와모토 야스시(巖本康志) 도쿄대 교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 대규모로 재정을 지출해도 (내수 활성화 효과가 적어) 물가는 오르지 않았다”며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돈을 풀어도 소비가 늘지 않아 불황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경제 전문가도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문병기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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